탐방객소리함
안녕하십니까. 저는 어제인 9월 22일에 남동생과 함께 청량산에 올랐던 관광객입니다.
코스는 '청량사 - 자소봉 - 탁필봉, 연적봉 - 구름다리 - 장인봉 - 안내소'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름 아닌 '장인봉 - 안내소' 구간이었습니다.
등산로라고 와닿지 않을만큼 거의 정돈이 되어있지 않기에 설마하고 그 길로 내려갔다가 조난당해 거의 죽을 뻔 했습니다.
길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낙엽이 수북히 쌓여 미끄러지긴 다반사요,
길에 있는 바위는 뿌리가 없다시피한 것이 태반이라 맘놓고 발을 디딜 수조차 없었습니다.
길폭이 좁은 곳은 5cm도 채 되지 않았고 바로옆에는 낭떠러지가 있는 곳이 코스의 40% 이상입니다.
길은 나무에 매인 리본과 가뭄에 콩나듯 설치된 철사로 묶은 표지판이 전부인데,
리본이 없었다면 지금쯤 저는 골짜기 어딘가에 변사체가 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미끄러져 내려가다 나뭇가지를 필사적으로 잡고 매달려 굴러떨어지지 않은 것이 부지기수였고,
황급히 잡은 나뭇가지가 하필 썩은 나무가지여서 식겁하기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아니, 대관절 이런 위험한 등산로를 위험하다는 안내문구 한마디도 없이 표지판으로 마치 안내소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 양(물론 지름길이라 표현할 수 있겠지만) 설치해두면 어떡합니까?
중반부쯤에서 산소가 발견됨과 동시에 리본이 보이지 않아 길을 헤메다 리본 매시던 분이 여기 묻힌건 아닌가하고 마른침을 삼키기까지 했습니다.
중간에 황해도관찰사님 산소에서 도로가 보이기 전까지 저와 동생은 집으로 돌아가길 거의 포기한 생태였을 정도입니다.
강줄기 옆 둑으로 산에서 탈출했을 때 기쁨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그놈의 '안내소'에 찾아가 안내원 멱살이라도 잡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마침 다리 바로 앞에서 버스를 만나 부랴부랴 탑승하는 바람에 거기까진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집에 도착하고서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온몸의 근육이 긴장상태였고 밤새도록 악몽을 꾸고 다음날 아침엔 몸살이 났습니다.
이렇게 저녁때가 되어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으니 당신을 이해가 되십니까?
그래서 건의합니다! 그 등산로를 폐쇄하십시오. 제 심경이 실감나지 않으시면 친구분이랑 함께(혼자가면 너무너무너무 위험하니까) 탐방 다녀와 보세요!
장난아니고 진심으로, 하루속히 장인봉에 있는 그 망할놈의 '장인봉-안내소'표지판을 부숴버리고 그 등산로를 폐쇄하십시오,
까딱하면 9시뉴스에 나올지도 모르는데 천연덕스레 등산로를 아니 저승길을 개방해 놓고 있습니까?
여기서 해결 안되면 봉화군청에 찾아갈 작정이니 그런 줄 아시고 빠른 답변 바랍니다.

우태원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저희 청량산 탐방을 오셨다가 등산로 때문에 불편을 느끼신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선생님께서 이용하신 코스는 정규 등산로가 아니고 향후 등산로로 개발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예비 등산로 코스입니다.
장인봉 정상에 이용에 관한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있고 표지판은 안내소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표시 하였을 뿐 지름길은 아닙니다.
또한 코스가 험난하므로 향후 안전사고 예방과 이용객 불편해소를 위하여 위험표지판, 전문산악인 동반이용등 추가 안내판을 부착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저희 청량산이용에 불편을 드린점 사과드리며 앞으로도 이용시 불편사항은 기탄없이 말씀하여 주시면 즉시 시정개선하여 탐방객 이용에 불편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페이지의 관리부서는 청량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공원관리팀 (☎054-679-6651)입니다.최종수정일 :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