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홍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인생 제2막,
봉화에서 시작하다!
이진홍 │ 명호면 귀농연합회장
봉화에 내려와 사과농사를 시작으로 길고도 짧은 11년을 참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 그 과실을 6차 산업에 담아 새로운 농업 지평을 열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이진홍 회장을 만나 귀농 ㆍ귀촌의 소회를 들어보았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지만 4살에 서울로 가서 살았으니 서울이 고향이나 다름 없다는 이 회장은 17년간의 호텔리어 생활과 매니저생활을 거쳐 사업을 하던 중 늘 마음속에 담아 두
었던 귀농의 꿈을 2010년 봉화에서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사과농사를 하기로 마음 먹고 전국을 두루 다니며 귀농 지역을 물색하다가 영주에서 우연히 귀농교육에 참여하여 서울과 영주를 다니며 교육수료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가까운 봉화의 사과가 유명하다는 정보를 접하고 봉화를 최종 귀농지로 결정, 다시 처음부터 교육을 받으며 귀농 적응을 해나갔다. 과수원농사를 짓던 기존 과수원을 인수받아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으며 착실히 배워 나갔다. 농사에 따르는 육체적인 노동이 고되었지만,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극복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된 수확의 결실로 자리를 잡아갔다.
“봉화는 사과 맛이 워낙 좋아 지금도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택배판매를 통해 꾸준히 잘 해나가고 있습 니다. 하지만 2017년의 우박피해는 지금 생각해도 끔찍 할 정도로 타격을 입어 아직까지 농사경영에 후유증을 남긴 최고로 힘든 한해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6월 봉화군에 쏟아진 우박은 이 회장을 비롯하여 봉화 농가에 엄청난 피해를 준 재해이다. 직경 3cm이상의 골프공만한 우박이 농작물을 쓰러 뜨리고 봉화군 전체 2,993ha의 농경지, 사과만 1,258ha의 면적이 피해를 봤다. 이 회장은 그 때 당시에 풍수해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고 막 적과를 끝내고 수확의 꿈을 가지고 정성스레 관리하던 중에 피해를 봤으니 그대로 주저앉아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귀농 7년 만에 충격을 받고 이렇게 자연재해 위험에 노출되는 한 가지 방법의 농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 이때부터 농촌융복합산업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자료조사와 공부를 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어 창업지원사업에 선정, 퓨전 과일쌀강정이라는 제품 가공공장을 짓기에 이른다. 부지 선정이 끝났고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가공공장은 HACCP인증을 받아 위생적이고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며, 과수원에는 예비 귀농인 들이 농사 견학 및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 농원 내에는 카페와 공방(강정, 꽃차, 캔들, 초콜렛 등)을 운영하여 학생, 어린이들까지도 다양한 체험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요즈음 귀농하려는 분들은 인터넷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귀농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겪는 괴리가 커서 제 생각에는 귀농정착 전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농지나 주택 지을 땅을 미리 사기 전에 빈집이나 수리를 통해 숙소를 확보하고 농지를 도지로 계약하여 농사를 지어 보는 겁니다. 이렇게 1년 정도를 겪어 보면 큰 비용 안 들이고도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그 후 귀농의 방향을 정하고 정식으로 땅도 사고 집도 짓는 방식이 귀농정착에 유리합니다. 또 귀농 초기에는 그 지역의 주력 농산물로 도전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봉화는 농산물의 품질이 뛰어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곳이라 귀농하기에는 아주 매력적인 고장이라는 이 회장. 다양한 레저시설을 구축하고 실버타운 조성, 종합병원 등을 유치하면 청정자연을 원하는 수요가 창출되고 농산물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어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가 될 것이라며 봉화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 넘치는 아이디어로 제2의 삶, 인생 제2막 모두를 봉화에서 시작한 이 회장이 이번 6차 산업 비즈니스모델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귀농 성공인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