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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언(모셔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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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6건 조회 13,607회 작성일 10-03-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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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준비하는 자들을 위한 제언
귀농의 결실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귀농은 보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집중한 사람에게만 희망이다.
조한규 명예회장

간간이 귀농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면담요청을 받고 별로 내키지 않는 시간을 내곤 한다. 그들과의 시간이 그리 탐탁하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그런 시간을 많이 가져 왔던 이유도 있지만 대화의 흐름에서 새로움을 별로 느끼지 못해서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실망감으로 농촌의 미래를 더욱 절망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도 같다. 무수히 다양한 사람들과 환경 속에서 자라오면서 귀농을 생각해 왔을 그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도 비슷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떤 작목을 해야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까 ?
자연농업은 과연 현실적으로 얼마만큼의 가능성이 있나요?
자연농업으로 생산하면 잘 팔립니까 ?
아이들 교육까지 염두에 둔다면 연 얼마의 소득이 필요한데 겨울농사는 무엇을 지어야 할까요?
유리온실은 운영이 힘들다고 그러는데 다른 고소득 특용작물은 없습니까? 등등.

그런 질문이 진행된 다음 좀 흥미로운 질문이 이어지길 바라지만 더 이상의 말은 없다. 나는 그들의 질문에 무엇 하나 자신감 있게 답변을 할 수 없었는데 그들은 이내 답변에 확신성이 없다고 판단되자 대화에 호기심을 상실하고 자리를 뜰 궁리를 한다. 그쯤되면 대화의 맥은 풀려 ‘이 사람에게 지금 내가 하려는 말은 잘 먹히지 않을 거야’하곤 나 자신도 어줍잖은 마중을 하고 뒤돌아서게 된다. 간혹, 자신이 귀농을 해서 농촌지역을 부농(富農)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계획까지를 수립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왠지 그들의 말이 전혀 달갑지 않았다.

"귀농하면 정말 행복할까요?”

귀농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서 정말 듣고 싶은 질문이었다.

대부분 자신이 모색하는 새로운 길 ‘귀농’과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행복’과는 아무 연관성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듯하다. 귀농은 또 하나의 돈벌이를 위한 선택일 뿐, 아니면 사회적 참여 차원의 선택일 뿐. 그들은 ‘자연과 조화된 삶의 양식’을 회복한다든지 진정한 ‘인간의 본질’을 회복한다든지 하는 정말 근원적인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나는 귀농이 살아남기 어려운 선택임을 그래서 귀농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귀농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현재 농촌의 실상을 여러 소식을 통해 접하고 농촌이 이렇게 된 것은 어떤 문제 때문이라고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자기 나름대로의 대안을 생각해 두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농촌에서 뼈가 굵은 그 분들 정도만 따라가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안도감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농촌의 실상을 파악할때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농촌의 변모한 생활양식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귀농인들은 귀농해서 어떤 생활양식을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런 무관심이 귀농의 정착을 어렵게 하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농민들의 생활양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환경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으로도 철저히 파악을 해야 한다. 환경파괴적이고 소비경제적인 농촌생활양식과 의타적인 농민의식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선택하는 귀농이야말고 절망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귀농을 준비하는 자들은 먼저 현 농촌생활양식에 관심을 집중하고 앞으로 예견되는 어려움 속에서 어떤 생활양식으로 살아야 농촌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 생활양식이란 돈을 들이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문제가 된다.

간단한 예로 우리 한 가족이 연간 500만 원 미만의 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500만 원을 예로 든 것은, 한 해에 농사로 1,000만 원의 순수익을 얻는 것도 사실상 힘들다는 가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절제(超節制)하는 생활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의 양식’에 가까이 가는 길이라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흥겨워할 사람이 아니라면 귀농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귀농’ 정말 어려운 선택이자 정말 살아남기 어려운 선택이다.

얼마 전 한 신문의 칼럼은 앞으로의 농업정책은 농산물에서 농민으로 집중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실었다. 농산물 중심의 가격유지 정책은 한계에 와 있고 더 이상의 가능성이 없으니 농민이 농촌에 있을 수 있게 하는 생활보장정책이 농업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이 내용이 현농촌을 직시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한국 농업은 이제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선언과도 같아 더욱 착잡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 농촌경제의 미래가 암울하기 때문에 오히려 ‘참다운 귀농’에 대한 시대적 가능성이 더욱 열려 있다는 생각도 든다. 1년 내 가꾼 결실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탁을 가족과 함께 마주 대하며, 양식을 준비하는 데 이렇게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절망을 느끼기보다는 먹을 양식을 심고 가꾸고 준비하는 일에 생생히 참여했다는 눈물겨운 감동 때문에 가슴벅차할 사람은 희망이 있다. 물질적인 편의와 시간으로 가로막혀 소원했던 아내와의 관계와 자식과의 사귐을 회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는 지름길은 귀농에 있다. 그러나 그런 귀농의 결실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현재 정부에서 진행하는 귀농지원사업을 잘 활용하면 재정적인 도움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부농의 희망을 부추겨 세우며 여러분들을 다시 자유롭지 못한 노동으로 이끌어 들일지도 몰라 염려스럽다.

"귀농’은 인생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열쇠다.
그러나 귀농의 결실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귀농은 보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집중한 사람에게만 희망이다.

 

 

귀농이라는 현실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여러형태의 귀농이 있고 그 중 한 형태의 귀농을 선택하게된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좋은 글인 것 같아,  실제로 귀농을 앞둔 분들에게  더 짐을 안겨드리는 것 같지만 짚어 볼 문제이고, 귀농하신 분들도 초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올려 봅니다.                                                        봉화 춘양의 무지렁이 올림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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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살때는님의 댓글

땅살때는 작성일

귀농이 행복으로 가는 열쇠라고 말하는 것은 정책일 뿐이다.
사람들은 귀농이 행복이라고 말하니까(세금먹는하마께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설세뇌되니까 자꾸 물어보는거다.
자신에게 생각이 없으니까 남에게 물을수밖에없다. 신념이 지식인가
귀농이 행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농촌의 생활이 끊임없는 가꿈과 검소함을 요구한다고해서 그것이 절대적으로 선한행위는 아니다.
도시에서도 그것보다 더 절제하고 친환경적인 삶이 있다.
냉정하자. 농사가 누군가를 위한 헌신적 희생일수도없고 겨울밭에서 얼어 녹아버린 배추포기에 고귀함이 깃들어있을리도 없다.
귀농이든 귀향이든, 힘들면 힘든대로 힘듬 삶을 느끼고, 고단하면 고단한대로 고단함에 몰입하는 삶을 선택할 뿐이다.
나는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살고, 자연은 자연대로 있다. 의미를 만들 필요도 없다.
다만
다만 내 생활의 한켠에 배를내고 드러누운 물고기떼처럼 비위에 거슬리는 것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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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살때는님의 댓글

땅살때는 작성일

기름기많은 고기도 마지막 조각까지 깔끔이 먹어치우라.
허기진배에 지방질은 고소한 감사함이다.
노동으로 땀흘린 자에게 한잔의 술은 상쾌하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냄새를 피우고 고기붙은 뼈를 버리고 술을 뿌리는 자들을 보면 몹시 피곤하다. 나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보지만 관계가 없을 수가 없다.
이것은 단식하는 자 옆에서 누군가 고기냄새를 피우는데,
단식하는 자는 '고기냄새 피우지말라'하고
냄새피우는 자는 '니가 왠 상관이냐'고 쏘아붙이는 것과 같다.
고기가 우리의 살점이고 냄새가 온통 영향을 미치는데 어떻게 가만있을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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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님의 댓글

민들레 작성일

이 세상 어디서 어떤 삶을 살아가든 그 속에는 다양하게 느끼고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삶이든 그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면 행복이겠지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귀농을 통해 행복을 찾고 삶을 바로 세울려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배 드러내놓고 비위에 거슬리는 것들만 보시지 말고 좋은것은 좋은데로 희망은 희망차게 비판은 정확하고 근거있게 하셔야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희태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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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살때는님의 댓글

땅살때는 작성일

김희태님이 조한규님의 글을 옮겨오셨는데, 조한규님의 글을 잘 보시면 민들레님이 원하시는 '정확하고 근거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그어떤 마음부분을 채우는 것이 성공적인 귀농이라고하는 다분히 감성적이고 모호한 내용입니다..
글이 긴데에도 불구하고 무슨말을 하는 건지 자신도 잘 모르는것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신이 알면 명료하고 쉽게 말할수있습니다.
김희태님은 모호한 글을 가져오셨고, 민들레님은 그 글이 김희태님의 글인양 김희태님에게 감사를 표하십니다.
가능하면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것이 좋지않을까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저는 저와같은 농민을 비난하거나 봉화군의 문제를 말함에 특정한 농민을 수단삼고싶지않습니다.
저는 이곳이 매우 마음에 들어 자주 들어올 예정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근거를 들어 정확한 의사가 전달되도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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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님의 댓글

민들레 작성일

땅살때는님 달을 가르키는 손을 보시지말고 달을 보세요. 조한규님은 우리나라 자연농법의 선두로 많은 노력과 헌신을 다하시는 분입니다. 사심없이 글을 잘 읽어보세요. 짧은글로 표현하셨지만 지금의 귀농하는 분들께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혹시 방귀 뀐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냄새난다고 하시는건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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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살때는님의 댓글

땅살때는 작성일

네... 다시보니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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