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졸업식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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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2년차입니다..
지난해 중3인 아들을 2학기에 이곳으로 전학을 시켰습니다..어차피 고등학교를 이곳에서 보내야했기에..
그리고 올 설날전 14명이졸업식을 했습니다..
시골 14명이라 이곳저곳에서 상도 많이줍디다..
어떤똑똑한아이는 대여섯개 상과 장학금을 받아 갑디다..
대개의경우 두 세개는 기본입니다..
돌아가며 받고 또받고...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잔치날이었습니다..
시상식이 끝나는 순간까지 저와 아내는 축하의박수를치고..또 박수치고...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상식이 끝나는순간 저와 아내는 착잡한마음을 금할수가 없었습니다..
돌아가며 계속 상과 부상을 받아드는 아이들뒤로 우리아들의 축쳐진 어깨를 보는 순간 못난 애비를둔
자식의허무를 보는것같아 가슴이 한없이 내려앉았습니다..
시골살이를 반대한 아내의 원망스런눈초리를 애써 외면할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아이들은 돌아가며 골고루 몇번씩의 상을 받는내내 끝내 우리아이에게는 단한장의
격려상도 받지 못한채 졸업식을 하는둥 마는둥 그렇게 힘없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올수밖에 없었습니다.
귀농이후 이렇게 쓸쓸한 적은 없었습니다..
부족한 아버지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제자신이 많이 원망스럽습니다..
저의딸은 다시 도시로가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오빠를 보면서..
애들도 뭔가를 느끼는 모양입니다..
제가 느끼는건 이성적으로 감당이 됩니다만 감수성강한 사춘기의 애들이 느껴야할 좌절과 허무를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부모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귀농하시는분들은 이점 많이 심사숙고하시고...그리고 지역유지 여러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곳에서성장한 자제분들도 대개 도시로나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생활하고 결혼하고 잘살고 있지않습니까?
반대로 이곳이 좋아서 들어온사람들도 차별없이 같이 더불어 잘살고 싶습니다..
댁의 자녀들이 도시에서 차별받고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싶지는 않으실겁니다..
좀더 배려할줄아는..좀더 포용할줄아시는 그런 진정한 어름들이 많이계셨으면하는바램에서
오늘 하소연겸 넋두리를 하였습니다..
봉화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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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농장주인님의 댓글
농장주인 작성일
방갑습니다 푸른산장님....
위글을 읽고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 한참을 웃었습니다 .. 내용이 웃으면 안되는데..
제가 작년에 당한일과 너무나 흡사하여....
우리애는 작년에 초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학교는 1년반정도 다녔습니다
참 상이 많더군요
교장상,군수상,교육감상,동문회장상,학부모상,경찰서장상,도서관장상,노인회장상,무슨클럽장상,,,
동네 유지분들 이름으로 상이 무척 많더군요,,
저도 푸른산장님처럼 봉화온지 얼마 안되터라,,,,,
집사람과 나는 아이의 졸업을 축하하려 꽃단장하고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한시간 반동안 박수를
쳐야했습니다,,,,,,,,, 기분이 더럽더군요,,,,, 내가 조롱을 받는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졸업을하는 우리아이도 표정이 굳어지며 당황을 했습니다,그리고 미안해 하더군요,,,
그날 저녁은 술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합의를 보았습니다,,
다음 졸업식때는 상 많이 받기로,,,,, 공동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후 만 1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공부를 열심히합니다,,학교에서 장학금도 가져오고요,,,,,
그런 충격적인 경험을 준 봉화가,,,,,,,,,,,,,,,,,,,,,,,,,,,,,,,,,,,,,,,,,,,, 고맙습니다

귀농자님의 댓글
귀농자 작성일
"분배의 문제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하였지요
의사결정자의 광적인 편향적 시야 때문에 마음 편치 않으셨겠습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으리라 봅니다
사실,, 귀촌이나 귀농을 위함이라 하여 막대한 광고선전비를 써대고 있지만
정작 들어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배려는 어느 정도일까요?
지켜볼 수밖에 없어요 .....

귀농선배님의 댓글
귀농선배 작성일에쿠.. 아마 학년말에 와서 더 그런가봐요.. 저도 여기서 아이들 학교 보내지만 상이나 장학금을 대부분 공평하게 나눠주는(?)분위기이거든요.. 학교쪽에서 배려가 너무 부족했네요.. 고등학교 들어가면 많이 달라질꺼에요. 딸에게 힘내라고 전해주세요~

jblee0125님의 댓글
jblee0125 작성일예,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사회라는 것을 자녀들도 배워가는 것입니다... 어디나 처음에는 텃세라는 것이 있는 법...세월이 지나면 푸른산장님도 텃세 부릴 날이 오지요..ㅋㅋㅋ 그나저나 부인께서 시골살이에 빨리 적응하셔야 자녀들도 쉽게 적응할텐데...노력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테지요..ㅎㅎ

rosys님의 댓글
rosys 작성일마음이 많이 상하셨지요 더구나 애기들은 더 많은 속알이를 했을겁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멀리 보시면 더 없이 좋은 약이라 생각됩니다. 인생의 성장통 이라 생각하심이 더 높이 더 멀리 날기 위한 성장통이라 생각하시고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