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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에 와 보시기 바랍니다

외롭고 괴로운 자 있거든 봉화에 와 보시기 바랍니다

자유가 그리운 자 있거든 봉화로 와 보시기 바랍니다

인간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분 있으면 봉화산골에 와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꼭 답을 얻으실 겁니다

그러나

그대가 비정하고 이기주의적이며

돈과 명에 권력에 연연해 있다면 봉화에 오셔도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습니다

다만 그대는 아름다운 산천에 기름때만 남기고 갈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대가 봉화에 와서

구비 구비 고갯길을 걸어서 깊은 계곡물에 목을 적셔보라

그대는 무심에 닿는 참 자연인이 되여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옛사람이 지나갔던 봉화의 정자에 걸터앉아 그들에게 물어보라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갔느냐고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고 ...

황량한 도시를 헤메이다가 힘들었다고 막걸리 한 사발에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도록 자리를 내어 줄 것입니다

삭막한 세상이 싫어지고 사람이 싫어지고 그속에서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그대라면

봉화의 밤하늘과 함께 해 보시라

은하수 길은 그대에게 자유를 말해 줄 것입니다

유년시절의 꿈꾸었던 순수한 심성으로 되돌려 줄 것입니다

그 맑은 별빛 속에 그대는 울고 싶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도시에서 금지곡만 부르고 썩을놈의 문명,

지랄같은 세상사가 화학적으로 취하게 했지만 봉화의 밤은 견딜 수 었는 정다운 눈물로

그대를 홍건히 적셔줄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누가 죽여주지 않아도 스스로 죽는다

양지 바른 곳마다 죽은자들  

힘센 사람도 잘난 놈도 죽음 앞엔 공평하다 한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이다

깨달음이 없어도 좋다

살아 있을 때 모름지기 세월에 내가 흐르지 말고 내 자신 흐르며 살아 보시라 봉화에서

봉화에는 은하수 길의 자유를 아는 사람

열려있는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

들짐승에게도 먹을 것을 나눌 줄 아는 아름다운 봉화를찾는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머니 속에 짤그랑 동전 몇 푼으로 배부르게 끼니를 때울 수 있고

그 속에 행복을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앞으로 살아갈 곳

누구에게도 버림받지 않는 사랑을 하려면

맑고 깨끗한 봉화에 와 보시기 바랍니다

                           봉화를찾는사람들    류중천